이란 전역에서 전쟁과 경제 제재 여파로 대규모 해고 사태가 확산되면서 경제 시스템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충돌 이후 인터넷 차단, 산업시설 공습, 항만 봉쇄까지 이어지며 기업들이 잇따라 구조조정과 감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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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헤란 북부의 모습 (Wikipedia) |
뉴욕타임스(NYT)는 10일 “이란 기업들이 전시 상황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연쇄 해고를 단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 정부 관계자 골람호세인 모하마디는 전쟁 이후 약 1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으며, 직·간접 실업자는 최대 200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특히 기술 업계의 충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 정부는 전쟁 초기 인터넷을 전면 차단했고, 이 조치로 온라인 기반 산업이 사실상 마비됐다. 테헤란의 한 기술기업에서 일하던 제품 디자이너 바박(49)은 회사 구조조정으로 해고된 뒤 “수년간 경력을 쌓았지만 지금은 미래가 완전히 불확실한 상태”라고 토로했다. 그는 생계를 위해 아내와 함께 자동차와 귀금속까지 처분했다고 말했다.
이란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디지칼라(Digikala)’ 역시 최근 직원 200명을 감원했다. 또 다른 전자상거래 업체 ‘캄바(Kamva)’는 전쟁과 장기 인터넷 차단을 버티지 못하고 결국 폐업을 선언했다. 업계 단체는 인터넷 차단으로 인해 하루 최대 8천만달러 규모의 직·간접 경제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조업과 섬유업계 상황도 심각하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석유화학·철강 시설이 타격을 입으면서 원자재 공급망이 붕괴됐고, 미국의 항만 봉쇄 조치로 수입길까지 막혔다. 이란 서부의 한 섬유공장은 직원 800명 가운데 700명을 해고했으며, 북부 지역 공장도 500명을 감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공장은 명목상 운영만 유지한 채 사실상 생산을 중단한 상태라고 현지 노동계는 전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미 장기간 제재와 부패, 인플레이션, 통화가치 폭락으로 흔들리던 이란 경제가 이번 전쟁으로 치명타를 입었다고 분석했다. 이스파한의 경제학자 아미르 호세인 칼레기는 “이란 경제는 이미 심각한 위기 상태였는데, 전쟁이 그 위기를 폭발시켰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정부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도 기업 부담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란 정부는 지난 3월 물가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최저임금을 60% 인상했지만, 기업들은 인건비 부담을 감당하지 못했고 결국 추가 해고가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최근 기업들에 “가능한 한 해고를 자제하라”고 촉구했지만, 현장에서는 계약 미연장과 무급휴가, 근로시간 축소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 불만이 다시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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