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에서 소득과 보험 여부에 관계없이 누구나 무료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대규모 무료 진료 클리닉이 열리면서, 수천 명의 주민들이 몰리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시애틀타임스가 25일 전했다.
지난 23일부터 시애틀센터에서 시작된 ‘시애틀·킹카운티 클리닉’은 치과, 안과, 일반 진료를 모두 무료로 제공하는 연례 행사로, 올해로 11년째를 맞았다.
특히 올해는 행사 시작 전날부터 긴 대기 행렬이 이어지며 의료 접근성 문제의 심각성을 그대로 드러냈다. 개장 18시간 전인 오전 11시부터 줄이 형성되기 시작해 자정 무렵에는 피셔 파빌리온 건물을 한 바퀴 감쌀 정도로 늘어섰다.
개장 당일 오전 5시 30분, 진료 티켓이 배포되자마자 치과 진료는 10분 만에 마감됐고, 안과와 일반 진료도 몇 시간 내 모두 동이 났다.
렌튼에 거주하는 한 의료 종사자는 새벽 4시에 도착해 진료를 기다렸다. 계약직으로 일하는 그는 의료보험이 없어 평소 치료를 받기 어렵다며 “이 클리닉이 사실상 1년에 한 번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의료 서비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방문자는 치과 치료 비용이 약 5,000달러에 달해 부담이 커 클리닉을 찾았다며, “보험이 있어도 자기부담금이 너무 높아 이용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 클리닉은 매년 약 3,400명을 진료하는 미국 최대 규모의 팝업 무료 의료 행사다. 의사, 간호사, 치과의사 등 3,000명 이상의 의료진이 전원 자원봉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어 등 통역서비스도 제공된다. 이 행사의 모든 의료 장비와 물품은 기부로 운영된다.
행사장은 전시장, 공연장 등 시애틀센터 시설 전체가 의료 공간으로 탈바꿈해 수십 개의 치과 진료 의자와 엑스레이 시설, 안과 검사 공간 등이 동시에 운영된다.
주최 측은 올해 수요가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의료비 상승과 보험 사각지대 문제로 인해 무료 의료 서비스에 대한 의존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워싱턴주에서는 최근 약 4만 명이 건강보험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보험이 있어도 실제 진료를 받기 어려운 사례도 적지 않다.
이번 클리닉 열기는 한인 사회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진다. 특히 자영업자나 프리랜서 형태로 일하는 한인들이 보험 사각지대에 놓이는 경우가 많아, 유사한 무료 의료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보험이 있어도 실제 의료 접근성이 낮은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지 않으면, 이러한 무료 클리닉 의존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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