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서북미 지역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체포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리건주 포틀랜드 지역과 워싱턴주의 농업 지역에서 단속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고 시애틀타임스가 11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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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대학(UW) 인권센터가 11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오리건·워싱턴·알래스카를 관할하는 시애틀 ICE 지부의 체포 건수는 2024년 10월부터 12월까지 약 250건 수준이었지만, 2025년 마지막 3개월 동안 약 2,250건으로 급증했다.
연구팀은 이 자료가 2025년 한 해 동안 서북미 지역에서 이루어진 이민 단속 규모와 체포 장소를 보다 구체적으로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증가세가 최근 미국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민 단속 강화 흐름과 같은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UW 인권센터의 연구 코디네이터 필 네프는 “미국 다른 지역에서 나타난 단속 증가 현상이 태평양 북서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며 “야키마 지역에서는 이미 큰 문제가 되고 있으며 포틀랜드의 체포 증가도 이 지역에서는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주에서도 체포는 크게 늘었다. 2025년 한 해 동안 워싱턴주에서는 2,340명 이상이 ICE에 의해 체포돼 2024년의 929명보다 약 152% 증가했다. 카운티별로는 한인밀집지인 킹카운티에서 1,030명이 체포돼 가장 많았으며, 이 가운데 약 470명이 시애틀에서 체포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인구 대비 체포율은 농업 지역인 야키마 카운티가 가장 높았다. 야키마 카운티에서는 지난해 총 477명이 체포됐으며 인구 10만 명당 체포율은 18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킹카운티의 10만 명당 44명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연구진은 야키마뿐 아니라 클라크, 메이슨, 왓컴 등 농업 노동자가 많은 지역에서도 2025년 하반기부터 체포가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야키마 이민자 대응 네트워크 소속 데이비드 모랄레스 변호사는 최근 단속 상황이 과거와 비교해 매우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많은 주민들이 주변에서 체포된 사람들을 알고 있으며 가족이 분리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단속 영향으로 라틴계 커뮤니티 상점의 손님이 줄고 지역 학교의 학생 수가 감소하는 등 지역사회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연구 자료에 따르면 ICE는 다양한 방식으로 체포를 진행하고 있다. 일부는 이민 법원에서 사건이 종결된 직후 체포됐고, ICE 정기 방문 일정에 출석했다가 체포된 경우도 있었다. 연방 교도소에서 출소한 뒤 바로 체포되거나 도로 검문, 공공장소에서의 차량 단속 등을 통해 체포된 사례도 있었다.
특히 야키마 지역에서는 단속 방식이 계속 변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5년 초에는 도로 단속이나 라틴계 주민들이 자주 찾는 상점 주변에서 체포가 많았으며 이후에는 법원 주변 단속이 늘었다. 2025년 말에는 대형 매장 주차장에서 차량 번호판을 조회해 체포 대상자를 확인하는 방식도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자료는 정보공개법 소송을 통해 확보된 미 국토안보부의 I-213 보고서를 기반으로 작성됐다. 해당 보고서는 ICE 요원이 체포 시 작성하는 문서로 체포된 사람의 나이, 성별, 출신 국가 등의 정보가 포함된다. 다만 체포 경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워싱턴주에서 체포된 사람들은 한국 등 80개 이상의 국가 출신이었다. 최연소 체포자는 시애틀에서 체포된 브라질 출신 3세 남아였고, 최고령은 야키마에서 체포된 71세 멕시코 농장 노동자로, 2000년부터 미국에서 거주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해 체포된 성인 가운데 약 400명, 즉 약 10%는 미국 시민권자인 자녀를 둔 부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지역사회와 오랜 관계를 맺고 있는 이민자들이 체포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오리건주에서는 2025년 말 체포 증가가 더욱 두드러졌다. 1월부터 9월까지는 월 100건 미만 수준이었지만 10월과 11월에는 월 400건 이상으로 급증했고 12월에도 300건 이상을 기록했다. 포틀랜드가 위치한 멀트노마 카운티에서는 지난해 770명이 체포돼 2024년의 약 180명보다 크게 늘었다.
이민자 권리 단체들은 이러한 단속 증가가 ‘오퍼레이션 블랙 로즈(Operation Black Rose)’로 알려진 집중 단속 작전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작전은 이민자 커뮤니티가 많은 지역에서 차량 번호판을 조회해 소유자의 신분을 확인하고 이민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오리건주에서는 지난 2월 연방 판사가 영장 없이 체포하는 방식에 대해 중단을 명령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리면서 단속이 다소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팀은 지난해 워싱턴주의 전체 체포 규모 자체는 과거와 비교해 완전히 새로운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23년에도 2,300명 이상이 체포된 바 있다.
그러나 2025년 말 나타난 급격한 증가 추세가 계속될 경우 2026년에는 이 지역에서 역사적으로 전례 없는 수준의 이민 단속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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