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뉴스와 풍물을 텔레비전이나 유튜브, 인터넷을 통해 접하는데, 요즘은 이 모든 소식이 정말 한국에서 일어나는 것일까? 라고 생각할 정도로 한국 소식이 이질적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외국인이 보는 한국의 모습이 이게 좋다 저게 좋다 하는데, 우린 이미 다 그렇게 살고 있었는데 그게 그렇게 놀랄 일이었나? 해서 놀라고, 선거가 끝나고 대통령 당선자가 청와대에 안 들어간다고 하는 일에 놀라고 한국에서는 정말 정치, 사회, 문화가 매일 매일 놀랄 일이다.
어렵사리 사면 복권된 박근혜 전 대통령님이 사저로 돌아오는 인사 말씀을 실시간 중계로 보고 있는데, 갑자기 유리병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경호원들이 민첩하게 몸을 돌려 요인을 둘러싸고, 순간 1974년 박정희 대통령의 광복절 축사 중 발생한 피격 사건이 떠올랐다.
잠시 정적이 흐르고, 곧 상황이 잘 수습되어 예정대로 행사를 마칠 수 있었다. 천만다행이다. 이 시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야기된 인명 살상을 생각하면 험난한 인간계에서 이만큼의 평화와 일상이 소중하기 그지없다.
한국의 90년대 인기 듀오, 클론의 멤버인 구준엽 씨가 20여 년 만에 헤어진 대만의 여배우와 다시 만나 결혼을 하게 되었다는 소식이 한국의 펜과 대만 연예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들을 이어준 계기는 20년 동안 서로의 전화번호를 그대로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핸드폰을 새로 바꿔도 기존 모든 정보는 용이하게 새 폰으로 옮길 수 있기에 이들이 20년간 그대로 서로의 번호를 지우지 않고 있었다는 것은 그렇게 놀랄 만한 일은 아닐 수도 있다.
놀라운 것이 있다면 당연히 내 이름이 다음에 자동 승계될 줄 알았는데 핸드폰 주인에 의해 인위적으로 솎아내 졌다면 놀랄 일일 것이다.
내가 그런 경우가 있었다. 처음에는 핸드폰을 잃어버려서 내 번호를 몰랐다고 하더니, 두 번째는 옮기지 못했다고 하더니, 결국에는 바쁘니까 나중에 연락하겠다는 답을 듣고야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전임 대통령들께서 청와대 시대의 마감을, 문민정부 때부터, 언급했었다는데, 나는 전혀 그것을 몰랐다. 오히려 새 대통령이 재임하며 일반에게 청와대 개방 공간을 넓혀줄 때마다, 최고 통수권자의 권위와 소통에 대한 기대를 의식하며 그 공간 주변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지나가곤 했다.
국민에게 되돌려준다는데, 무엇을 돌려주는 것인지, 대통령과 대통령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그곳에 없는데 개방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계속되는 모든 일은 어느 날 갑자기 중단된다고 한다. 어쩌면 청와대에 새 대통령 당선인이 기존의 집무실을 이용하지 않겠다는 것도 어떤 계속되지 않는 일의 하나일까?
예상하지 못하게 내 번호가 삭제당했을 때처럼 새 대통령 당선자의 청와대 입성 거부는 인수인계의 당위성 면에 있어 당황스럽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