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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나 칼럼] 크리스마스 선물(2)

조이시애틀뉴스 | 2023/01/18 20:51

11월에 한국을 방문을하여 그리운 가족들도 만나뵙고 또 볼일도 보고 미국으로 들어오는 12월초에 오른쪽 다리에 마비가 오기 시작했다.

내일이면 시애틀로 돌아가는 날이라 그날 목욕탕에 가서 그곳에 일하시는 분에게 전체적인 마사지 치료를 받고 시애틀로 왔는데 집에 도착한 날부터 허리도 아프고 오른쪽 다리는 굽혀지지도 또 걸을 수 없는 뻐정다리가 되어서 적잖이 당황했다.

우선은 따뜻한 물에 다리를 담그다가 찬물에 담그다가 하면서 나름대로 치료를 해보고 물리치료를 공부하다가 그만두고 현재는 다른 일을 하는 아들에게 상담을 받아 일단 물리치료를 시작했는데 허리와 다리 그리고 발목까지 송곳으로 찌르는듯한 통증에 그야말로 차라리 이대로 숨을 멈추는게 더나을듯 싶은 통증이 밀려왔다.

병원 예약을 하려고 전화하니 지금으로부터 2주를 기다려야 한다니.. 우선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을 다해보기로 하고 집에서 스트레칭과 가볍게 걷는 운동을 하는데 다리는 아예 움직여지지도 않으며 오른쪽 다리가 마치 내 몸에 통나무처럼 매달려 있어서 내 몸이 움직이는대로 흔들려대지만 그에 따른 통증에 숨을 쉬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아직도 코로나19 상황이라 집에서 근무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기에 나는 집에서 내 통증과 사투를 벌이다가 9일째 되는날 더기다릴 수가 없어서 결국은 어전트케어 의사를 찾아갔다.

의사는 내 다리를 진료해보더니 하는 말 그동안 아픈데 어떻게 참을 수가 있었느냐고 물어온다? 글쎄! 너무 아프니까 정신이 나갈 것같은 때에는 나 스스로 최면을 걸었다. 이 통증은 지나갈꺼야! 괜찮아 질꺼야! 그리고 그렇게 아픈데에도 통증약을 먹지를 않고 버티려니 그야말로 내 몸은 통증과의 사투에 땀으로 흥건히 젖어있었다.

어쩌면 미련하다시피하게 약을 먹지 않으려 하는이유는 약을 먹지 않고 버티는 이유중에 하나는 그동안 여러가지 이유로 몸이 건강치 못해 많은 약들을 먹을 수 밖에 없었던 내 몸의 신장부분이 약해져서 조심을 하지 않으면 안되기에 거의 약은 외면을 하면서 지내다보니 그렇다.

예전에는 읍급실로 실려가기를 너무 자주 한 경험들이 있었고 그리고 통증약은 묘한 매력이 있어서 통증약을 복용하고 나면 그 약기운에 몸이 너무 편하고 좋아서 그 기분을 다시금 누리고자 하는 마음이 들어 약을 상습적으로 복용할 수도 있기에 그러다가 서서히 중독이 되어갈 수도 있어서..

어전트캐어의 의사는 나에게 물리치료 그리고 수술을 권하며 좀더 전문가를 만나보아야겠지만 허리와 통증이 이정도인데 어떻게 생활을 했느냐고 물어왔었다.

이번의 통증이 또 심해진 이유중의 하나는 12월에 내가 아주 좋아하던 한국의 유명한 쉐프님이시고 요리강사님이시던 한국의 후드앤아카데미 김수진 원장님의 운명 소식에 충격을 받은 것도 한 이유다. 내가 아끼고 존경하던 좋은분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너무나 마음이 아파서 몸상태가 더 안좋아진 것이다. 

김수진 원장님이 워낙에 좋으신 분이시고 서로 멀리 살아도 자주 연락을 드리며 가까이 지내던 분이셨고 이번에 한국 방문에도 서로의 바쁜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3번이나 만나서 함께 식사하고 또 살아가는 얘기도 나누고 또 원장님이 나에게 미국에서 활동을 하다가 한국을 대변해야 할 일이 있으면 입으라며 멋진 한복 4벌을 선물로 주셨었다.

며칠전 만나뵙고 담소도 나누고 맛있는 음식도 함께 나누던 원장님이 별안간 돌아가신 것에 대한 충격에 내 몸도 영혼도 문을 닫아버렸는지 그냥 멍한 상태가 되어서 잠도 못자고 밥도 제대로 먹지를 못하고 그냥 인생이 너무나 허망해서 눈물이 나오기만 했었다.

이런 나의 건강 상태에서 집에서 일하는 도중에도 나의 오랜 홈리스 고객이었다가 지금은 자립을 하고 살고있던 내 남자고객 한사람이 내 사무실 전화에 메시지를 남겼다. 레지나, 나 지금 죽고만 싶어! 살아야 할이유가 없어!

나는 멍한 상태에 있는 나를 흔들어 깨우며 아픈 다리를 지팡이를 의지한 채 이 고객이 살고있는 저소득층 아파트로 찾아가 보아야 했다.

물론 내가 아프니 다른 사람에게 이 고객의 일을 맡겨도 되지만 이 고객의 특정상 다른 이들에게 부탁을 한다는 것은 이 고객을 어쩌면 더 절망 상태로 들어가게 할 수도 있기에 이 사람을 찾아가 아파트 빌딩 앞에서 초인종을 누르니 안에서는 아무런 대답이 없기를 서너시간째. 

추위에 오랜시간 동안 노출되어 있던 내 몸 그리고 통나무처럼 매달린 내 다리는 거의 무감각 상태로까지 가게 되고 이로 인하여 머리의 통증도 시작이 되어지는 상황이었다.

이날 나는 몸상태가 안좋아 내 고객이 살고 있는 아파트 관리 사무실에 명함을 놓아두고 내가 다시 전화할테니 내 전화를 받아달라는 메모를 적어놓고 나왔다.

내가 집에서 근무하니 내 개인 전화번호를 이들이 알게 하고 싶지 않아서 번호가 안보이게 전화를 해도 받아달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집으로 돌아온 후 3시간 뒤 다시 그에게 전화를 하니 자기의 은행통장에 마이너스란다. 

차 페이먼트가 매달 750달러나 되는데 현재 자기가 일하면서 벌는 돈이 한달에 2100달러, 살고 있는 아파트 렌트비가 1500인데 저소득층 혜택으로 월 800달러를 내고 전화료를 한달에 100달러 내고 나면 개스값 쓸돈 빼면 식료품 살 돈이 없어서 후드뱅크에 가야하는데 자기의 근무시간과 후드뱅크 시간이 맞지 않아 집에는 먹을 음식이 하나도 없고 매일 일해도 남는 것이 없으니 죽고 싶다는 얘기였다.

전화로 왜 한달에 차 페이먼트를 750달러씩 내느냐고 질문하니 심한 불안증세의 내 고객은 벌벌떨며 말도 못한다. 자기는 은행에서 하는 일이니 잘모른단다. 아니 자기 돈이 빠져 나가는데 본인이 모른다고? 그리고 그는 너무나 흥분해서 설명도 제대로 못한다.

나는 내 고객에게 너를 도와줄 임플로이먼트 스패셜리스트하고  얘기를 해보았느냐고 물어보니 “아니”라고 대답한다. 나는 안다. 이 고객이 세상과의 소통이 아주 어렵다는 것을. 그리고 이 고객이 나하고 소통의 문을 열기까지가 5년이 걸린 것을..

그 긴 5년의 시간 동안 이 고객의 마음의 문을 여는데 내가 이 고객에게 사랑과 정성으로 대한 것이 이 고객이 사람을 조금이라도 믿게 할 수 있었던 것이기에…

우리 사무실 고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이 고객의 설문지 답안에는 내가 세상에 믿을 수 있는 사람은 “레지나 채”라고 써있던 것을... 

그는 어릴때 부모에게 버림을 받아서(아마도 중독자 부모였든듯) 포스터홈만 19곳을 전전해는데 이 고객이 17살 되던 해까지 전전해온 포스터홈이 무려 19곳이었다. 

거의 11개월에 한번씩 옮겨다닌셈인데 5살때부터 17살까지 매번 새로운 곳으로 쫓겨 다녀야했던 어린 소년의 마음에 멍이들어 굳게 쇠창살로 잠가버리게 했을 것이고 일반 가정의 아이들은 경험해보지 못했던 아픈 상처가 내 고객에게는 너무나 많았다.


물론 이 과정에서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고통의 순간들도 너무 많았을꺼고 또 어떤 이를 믿어야 내가 안전할 수가 있을까? 생각해보며 불안해했을 것이고 누군가의 눈에 띄어 미소를 받아 볼 수 있으면 하는 바램에 죽을만치 노력도 해보았을꺼고 한덩어리 빵을 위해 모진 마음 고생과 정신적인 학대를 견디어내야 했을 것이다. 

이제는 몸이 커져버렸는데 마음은 아직도 그동안 받았던 상처들로 인하여 누군가의 앞에만 서면 몸이 떨리고 말도 안나오고 잠시라도 생각을 해보려면 불안감이 몸을 한자리에 서있지 못하게 하니 잠시라도 앉아서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늘 좌불안석 그리고 주위를 살펴보야 하는 불안증세 그러다가 누군가가 자그마한 지적이라도하면 그동안 당했던 고통이 불화산처럼 터져버려 주위의 모든 것을 때려 부수며 광란을 벌인다.

“이젠 나도 힘이 있어 나에게 장난질치지마 라고 외치며! 이 고객은 그동안 여러 카운셀러를 거쳐서 5년 전 나에게도 온 케이스였다. 그때의 담당하던 카운셀러가 이직을 하면서 그의 추천으로 내 케이스가 된 경우였다.

이전 담당 카운셀러가 나에게 부탁했었다. 레지나, 부탁이 있어. 내가 담당했던 다른 케이스들은 누구에게 가도 괜찮은데 이 고객만은 레지나가 맡아줘. 아마도 너라면 이 고객을 잘 핸들할 수 있을거야!

처음에 만나본 이 고객은 나를 첫 대면할때부터 몇달간은 나하고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자기는 잘생긴 멋지게 생긴 백인이고 나는 이들이 보기에는 작은 동양 여자라는이유로. 그러거나 말거나 몇달을 그냥 편하게 놔두고 매주 나를 만나러 오는 싸가지 없는 이 고객을 나는 따뜻한 차 한잔과 맛있는 페이스트리를 준비해 두었다가 따뜻한 내 사무실 상담실에서 편하게 쉬게 하였다.

내 고객은 어떤 때는 별 말이 없이 가만히 앉아서 차마시고 내가 준비해둔 페이스트리 먹고는 그냥가기를 오랜 동안 했다. 그리고 시간을 만들어 우리 사무실 취업담당 스페셜리스트와 연결시켜 잡트레이닝을 받게 하였다.

내 고객은 꽃을 아주 좋아했다. 아마도 자기가 정성을 쏟는 만큼 꽃을 피워주고 자기에게 반항을 하지 않는 꽃들이 너무 편했나보다.

우리 사무실 취업담당 스페셜리스트는 내 고객 00가 나하고 만나지 17개월이 되던 즈음에 홈디포에 취직을 하게 다리를 놓아주었었다. 홈디포 가든 디파트먼트에. 

내 고객은 얼마동안 행복한 웃음을 뛰며 일을 하였는데 한달하고 7일이되던 어느날 홈디포의 매니저로부터 전화가 왔다. 00가 너의 전화번호를 주고 너에게 얘기를 해도 된다고 했는데 아무래도 00가 우리하고 일하기에는 어렵겠다고… 궁금한점이 있으면 만나서 얘기하자고!

이때부터 나는 내고객의 보호자가 되어 매니저를 만나고 내 고객의 수퍼바이저를 만나서 상담을 하면서 내 고객을 대변하기 시작했다. 내 고객은 꽃하고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함께 일하는 다른 동료들 하고 소통에 문제가 있어서 참으로 난감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일하면서 사람관계를 안 할 수도 없으니 3개월이 프로베이션이니 그만두게 해야 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날부터 나는 회사에서 출장을 나와 일주일에 두번 매번 두시간씩 홈디포를 방문, 내 고객이 사람들과의 소통하는법을 함께 동행해주며 도움을 주기 시작했다.

내가 옆에서 꽃을 사러온 고객하고 상대하는 것을 내 고객이 보게 하고 또 직원들과의 대화의 끈을 이어가는 것을 실교육을 통하여 보게 하였다. 거의 두달을 그렇게 하니 홈디포에서도 우리 사무실의 고객을 위한 자세에 감동을 받아서 내 고객을 더 지켜보기로 하여서 지금까지 1년 반을 그리 큰 사고 없이 지내게 하였는데…

내 고객이 죽고 싶다고한 이유는 버는 돈은 있는데 돈은 쓸 수가 없으니 별안간 몰려오는 불안감을 이기지 못하며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든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나는 내 고객에게 혼자 은행에 갈 수 있느냐고 물어보니 말이 없다.

혼자서 은행원을 상대해야 하는 것이 또 커다란 산을 대하는 불안감이 온 것이라 생각한 나는 아픈 다리에 바르는 진통제를 바르고 내 고객과 그의 거래은행에서 만나기로 하고 내 고객 케이스를 담당하는 은행원과의 대화를 시작하는데 조금씩 내 고객의 심리 상태가 불안해지는게 보이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그 불안감을 이기지 못한 내 고객이 앉은 자리를 박차고 문을 때려부술듯이 뛰쳐 나갔다. 

은행 앞에 주차해 놓은 자기 차를 열쇠를 차동차 후드에 강하게 내려꽂으며 발작을 시작했다.  이미 차는 무서운 힘으로 내려꽂은 힘으로 차에는 구멍이 나있었다. 내 고객의 눈은 이미 정신줄 놓은 사람의 눈빛으로 광기가 번쩍이며 주체할 수 없는 무서운 힘으로 은행 앞에서 칼춤을 추기 시작했다.

나는 정신줄 놓은 내 고객(나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키와 나의 두배나 되는 몸무게의)의 두팔을 내 두팔을 벌려서 꽉 붙잡아 바로 앞에 있는 전봇대에 이 고객을 밀어붙여 세워놓고 그의 광기 어린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조용히 그리고 단호하게 말하기 시작했다.

000 이것은 아무 일도 아니야! 흥분할 일이 절대로 아니야! 사람은 잘 모를 수도 있어 다시 시작하면 되는 일이야! 우리의 주위에는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구경하던 어떤 이는 내게 물어왔다. 도움이 필요하냐구? 경찰을 부르겠다고.

나는 조용히 고개를 저으며 다른 이의 참여를 저지하고 다시 내 두팔에 힘을 모아 내 고객을 고정시키며 그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000 곧 괜찮아 질거야! 자 숨을 들이쉬어봐. 그리고 천천히 숨을 내쉬어봐.

잠시의 시간이 지나고 정신을 차린 내 고객은 엉엉 울기 시작했다. 레지나 나는 루저(실패자)야. 나도 모르게 그냥 이렇게 또 발작이 났어! 나는 불안해서 아침식사도 거르고 이미 점심시간도 지난 버려 온몸을 떨고 있는 내 고객을 은행 옆에 있는 테리야끼 식당으로 데리고가 따뜻한 국물의 우동과 테리야끼를 주문해서 먹으라고 하고는 내 고객이 먹는 동안 말없이 바라보는데 내 가슴이 아파왔다. 이 친구 참으로 힘들구나! 누가 이 상황을 도와줄 수 있을까?

내 고객과 내가 함께 찾아간 은행에서는 왜 한달에 자동차 페이먼트가 750달러인가 하니 차 페이먼트는 한달에 280달러인데 내 고객이 보험을 들지안아서 보험료가 포함된 것인데 한달에 총 525달러를 내야하는데 그동안 밀린것을 포함하니 12월달은 759달러를 내게 된 것이란다. 

중요한 것은 본인이 보험을 들어오면 우리는 차 페이먼트만 차지할 것이라고. 이 말이 이해가 잘되지 않은 내 고객은 힘 없는 나를 무시한다며 폭발하고만 것이리라.

뜨거운 우동 국물을 마시며 눈물 콧물 흘리며 훌쩍이는 내 고객에게 지난번 내가 아는 지인이 나에게 어렵고 힘든 이들에게 사용하라며 준 그로서리 선물권을 내밀며 우선 이 돈으로 식품을 사고 너하고 나는 다시 만나서 재정 정리를 좀해보자고 말했다.

그리고는 스케줄북을 보고 크리스머스가 지난 수요일 날 내 사무실로 오라고 말한 후에 식사를 마칠 즈음에 식당의 문이 열리며 경찰 두명이 들어서며 방금 저 앞의 공공기물(쓰레기통)을 부순이가 이 사람이냐고 물어올 때에 나는 내 명함을 보여주며 경찰관 두사람에게 부탁하기 시작했다.

내 고객이 정신상태가 불안해서 잠깐 발작이 일어났는데 쓰레기통 값은 내가 변제할테니 이번에 크리스마스 선물하는 셈치고 그냥 입건이 안되었으면 좋겠다고…

마음씨 좋은 두 경관은 공공기물 파손한 죄는 묻어주고 쓰레기통 값을 변제하는 조건으로 내 고객을 봐주었다.




레지나 채

소셜워커, 워싱턴가정상담소 소장
이메일: regina.chae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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