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러싱 167스트릿 45애브뉴 인근 거리의 가로수가 쓰러져 도로를 막고 있다. 이제 뉴욕 시민들은 이 장애물을 이기고 일상에 복귀하여 또 열심히 새날을 열어갈 갈 것이다. <박재한 기자> © 뉴욕일보 취재부

뉴욕과 뉴저지 등 주민들이 동부 지역을 휩쓸고 간 괴물 폭풍 ‘샌디'의 피해를 딛고 복구에 나서고 있다. 30일 새벽 비가 멎자 시민들은 대중교통이 아직 운행되지 않는 가운데도 “어떻게든” 출근을 서둘렀고, 곳곳에 쓰러지거나 부러진 나무들을 치우며 차분히 일상으로 복귀하고 있다. 그러나 복구 작업에 착수했지만 피해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정상화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31일 뉴저지주를 방문해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복구 작업을 격려하기로 했으며 뉴욕총영사관은 미국 동북부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동포들의 피해 상황 점검에 나섰다.

◆ 오바마, 뉴욕·뉴저지주 '중대 재난 지역' 선포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30일 초대형 허리케인 '샌디(Sandy)'가 강타한 뉴욕주와 뉴저지주를 '중대 재난' 지역으로 선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샌디가 2개주에 '중대 재난'을 야기했다고 선언한 뒤 피해 주민 및 기업 지원을 위한 연방재정 지출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의 재난 선포를 근거로 행정부는 가옥 수리 또는 임시 거처 임대 등에 돈이 필요한 시민들에게 보조금 또는 긴급 대출을 제공하는 등 용도에 연방 재정을 쓸 수 있게 됐다.
플러싱 지역 정치인들은 30일 오후 1시 플러싱 고등학교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당국에 피해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라고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 한인사회 표정 = 한인들은 출근길에 큰 혼란을 겪으면서고 일상으로 속속 복귀했다. 한인들은 승용차, 이웃의 도움을 받거나 택시를 이용해 출근을 서둘렀다. 그러나 동네 도로 곳곳이 쓰러진 나무들이 길을 막아 요리저리 둘러 가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30일 오전에는 영업을 중단한 주유소가 많아 기름을 넣는데 애를 먹기도 했다.
한인 시니어센터는 30일 문을 닫았다. 뉴욕한인봉사센터(KCS)는 “30일 모든 프로그램을 취소했다. 31일은 상황을 점검한 후 문을 열 것인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회사들은 30일 문을 닫았지만 플러싱 일대와 맨해튼 등지의 일부 한인식당들은 출근한 직원들로 영업을 하고 있다. 맨해튼 강서회관과 플러싱 산수갑산, 금강산 식당은 “고맙게도 반 정도의 종업원들이 출근해 정상영업을 하고 있다. 손님도 평소의 반으로 줄어 바쁘지는 않다”고 말했다.

◆ 정전 안된 업소는 ‘호황’ = 플러싱, 포트리, 팰팍 등 한인밀집지역의 업소들 중 30일 오전 문을 연 업소보다는 닫은 업소가 많았지만 오후 들어서는 정상영업을 하는 업소가 많았다. 식당은 거의가 영업을 계속했다.
29일 밤~30일 새벽 다행히 정전이 되지않은 커피점과 식료품점은 몰려오는 아침 손님을 맞기에 바빴다. 전기가 나간 집안에서 밤새 떨다가 플러싱 162가 델리점에 나온 주민들은 커피와 샌드위치로 시장기를 달래며 우유 빵 등 긴급 식량들을 사가기도 했다.

◆ 뉴욕시내버스 30일 오후5시부터 운행 재개·다리도 재개통 = 뉴욕시는 30일 오후 5시부터 버스 운행을 부문적으로 재개 했으며 이틀간 휴장했던 뉴욕증시는 31일 정상적으로 개장하기로 했다.
통행이 금지됐던 조지워싱턴 브리지, 와잇스톤 브리지 등도 30일 오후 통행이 재개됐고, 뉴저지 턴파이크, 가든스테이트 파크웨이 등도 교통통제가 풀렸다.

◆ “지하철 복구는 3~5일 걸릴듯” = 뉴욕시 당국은 복구 작업에 착수, 30 오후 5시부터 부분적으로 버스 운행을 시작했지만 침수된 곳이 많아 전체적인 시스템을 정상 가동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블룸버그 시장은 "30일 오후 버스 운행이 부분적으로 재개되고 31일에는 완전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지하철과 정전 피해 복구에는 3∼5일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크리스티 주지사는 전기가 복구되는 데 일주일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맨해튼과 뉴저지를 잇는 PATH 트레인은 지하선에 물이 빠져야 하므로 복구에 7일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뉴저지 트랜짓은 아직 재운행 시점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 “최악의 폭풍”…사망자 모두 39명 = 29일 밤 시속 81마일(130㎞)의 강풍을 동반한 채 뉴저지주에 상륙한 ‘샌디’에 따른 사망자는 39명으로 늘어났다. 뉴욕시의 사망자는 최소한 10명, 뉴저지 사망자는 6명에 이른다. 맨담 타운십에서 픽업 트럭을 타고 있던 남녀가 부러진 나무에 깔려 숨졌다, 호돈에서는 플러싱에서와 마찬가지로 집 안에 있던 남성이 쓰러진 나무에 깔려 숨졌다. 프린스톤에서는 드라이브웨이를 청소하던 남성이 나무에 의해 숨졌다.
뉴욕의 심장부인 맨해튼의 도시기능은 거의 마비됐고 인근의 뉴저지에도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우리가 경험한 폭풍 중에 최악인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고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예상했던 것 이상의 피해"라고 말했다.

◆ 뉴저지 전기 복구 시간 걸릴듯 = 동부 지역에서 820만 가구가 정전으로 고통 받고 있다.뉴저지는 2백50만명이 전기 복구를 기다리고 있다. 만머스, 모리스, 오션 카운티 등 JCP&L 전기회사 가입자 93만여명, PSE&G 가입자 120만 가구에 전기가 끊겼다. 복구신청은 JCP&L(888-544-4877), PSE&G (800-436-7734) Orange & Rockland (877-434-4100)으로 하면 된다.

◆ 침수지역에 구조대 급파 = 구조 작업은 계속됐다. 뉴저지주 북부 제방이 붕괴되면서 무나치, 리틀 페리, 칼스타트 보로의 3개 마을이 침수돼 주민 수백명이 긴급 대피했다. 침수된 마을의 수위는 1.2~1.5m에 달했다. 뉴저지주 당국은 침수된 무나치 지역의 트레일러 주차장에서 보트를 이용해 800명을 구조했고 노스캐롤라이나주 아우터뱅크스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 유람선 'HMS바운티'의 선장을 찾는 작업도 벌어졌다.

◆ 뉴욕총영사관, 동포 피해 파악 중 = 뉴욕과 뉴저지, 커네티컷, 펜실베니아, 델라웨어 주 등 미국 동북부의 5개 주를 담당하는 뉴욕총영사관은 ‘샌디’로 인한 한인동포들의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총영사관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피해 상황이 파악되지 않았지만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